[서산 문화재] 백제의 국가대표 미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국보 제84호)

2014. 12. 28. 17:32[아름다운문화재]/국보

 

 

작년 5월에 다녀왔었다.

그 때는 시간이 맞지 않아 저 아름다운 미소도 제대로 볼 수 없었고, 카메라도 똑딱이여서 사진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래서 한 번 더 시간을 내 봤다.

삼존상은 동쪽을 향해 있고, 오전 좀 이른 시간인지라 아직 전방의 산자락을 해가 넘어오지 못해 일단 후퇴... 가까이에

   보원사지가 있어 먼저 돌아봤다. 그 곳은 내 입장에서 정말 보물창고 같은 곳이라서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자칫 해가

   불상의 얼굴을 지나쳤다면 또 다시 저 미소를 보지 못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 답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헥헥...

 

적당한 계단을 올라 저 문을 지나면 알현이 점점 가까워진다.

다시 한 번,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니라 생각하며...^^

 

성지가 눈에 들어온다.

 

원래 목조건물의 보호각이 있었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당연히 그대로 남겨두어야 한다.

 

드디어 그 분들을 뵙는다. 다행히 햇빛은 한창 저분들의 얼굴을 비추고 있다.

1962년 12월에 국보로 지정되신 저 분들이 어떤 분들이냐면...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층암절벽에 거대한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이 조각되어 있다. 흔히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이 마애불은 암벽을 조금 파고 들어가 불상을

   조각하여 형성되었다.
연꽃잎을 새긴 대좌(臺座) 위에 서 있는 여래입상은 살이 많이 오른 얼굴에 반원형의 눈썹, 살구씨 모양의 눈, 얕고 넓은

   코, 미소를 띤 입 등을 표현하였는데, 전체 얼굴 윤곽이 둥글고 풍만하여 백제 불상 특유의 자비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옷은 두꺼워 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며, 앞면에 U자형 주름이 반복되어 있다. 둥근 머리광배 중심에는 연꽃을

   새기고, 그 둘레에는 불꽃무늬를 새겼다.
머리에 관(冠)을 쓰고 있는 오른쪽의 보살입상은 얼굴에 본존과 같이 살이 올라 있는데, 눈과 입을 통하여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다. 천의를 걸치지 않은 상체는 목걸이만 장식하고 있고, 하체의 치마는 발등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왼쪽의 반가상 역시 만면에 미소를 띤 둥글고 살찐 얼굴이다. 두 팔은 크게 손상을 입었으나 왼쪽 다리 위에 오른쪽 다리를

   올리고, 왼손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 오른쪽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고 있는 모습에서 세련된 조각 솜씨를 볼 수

   있다.
반가상이 조각된 이례적인 이 삼존상은 [법화경]에 나오는 석가와 미륵, 제화갈라보살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존불의 묵직하면서 당당한 체구와 둥근 맛이 감도는 윤곽선, 보살상의 세련된 조형 감각, 그리고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쾌활한 인상 등에서 6세기 말이나 7세기 초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곳은 백제 때 중국으로 통하는 교통로의 중심지인 태안반도에서 부여로 가는 길목에 해당하므로,

   이 마애여래삼존상은 당시의 활발했던 중국과의 문화교류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이리 봐도, 저리 봐도... 그냥 아름답다.

 

유적이나 유물을 찍으로 답사할 때면, 사진을 찍기 위한 구도나 설정 등을 위한 고민을 하면서 한참을 보곤 하는데,

저 미소는 그래서가 아니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한동안 넋놓고 바라보게 된다.

 

 

오른쪽의 제화갈라보살상.

 

왼쪽의 미륵반가사유상. 팔 부분에 약간의 부상이 있다.

 

제길... 저 미소... 그냥 미소가 아닌 저 미소...

 

오늘 또 하나를 깨닫는다. 사진도 그렇고 다른 일도 그렇고, 때를 놓치면 안된다는 거.

해가 뒤로 넘어가버리면 저 분은 저렇게 뚜~한 얼굴로 미소를 감추어버린다.

 

겨울이라 추울텐데 털신이라도 신겨드려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