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을 꿋꿋하게... 청주정하동마애비로사나불좌상[충북유형문화재 제113호]

2014. 5. 6. 23:16[아름다운문화재]/유형문화재

  금년 부처님 오신 날은 북적거리는 사찰 말고, 조용한 부처님을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은... 정북동토성을 찾기로 하고 나섰던 길인데, 마침 길목에 정하동불상이 있었던 것이 생각이 나서...

  청주 지역에서 이렇게 지나칠 정도로 관심 받지 못하고 외로울 정도로 한가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처님도 거의

없지 않나 싶습니다. 

 

  수 년 만에 다시 찾았는데, 그 동안도 딱히 관심이나 보호는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만 드네요.

  눈에 띄는 이정표도, 보호울타리나 보호각도 없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안내판이 전부네요.

 

  잠깐 안내문은 읽고 살펴보는게 낫겠지요?

  9세기 경에 만들어진 화엄종의 주존불인 마애비로사나불좌상입니다.

 

  간략한 표현기법 때문인지 무척 소박하고 단아해 보입니다. 

 

  얼굴 부분만 부조로 표현하고, 나머지는 모두 선각으로 표현한 것이 이채롭습니다.

  특히 무릎부터 대좌까지는 원래 암석의 튀어나온 부분을 그대로 이용해 입체감 있게 표현을 한 것을 보면,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듭니다. 역시 자연은 거스르지 않을 때가 가장 아름답구나...

 

  얼굴 부분입니다. 선으로 표현된 두광이 있고... 육계나 나발이 없는 것을 보니 부처보다는 오히려 인자한 스님의

얼굴이...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 그 덕분에 사진으로는 선각으로 표현된 부분들의 명암을 보여주기에는 오히려 안 좋았네요.

  비로사나불의 수인인 지권인입니다. 오른손으로 왼손 검지를 잡고 있습니다.

 

  무릎과 연화대좌 부분입니다. 간결한 선처리...

 

  불상의 뒷부분에는 손 댄 흔적이 없네요. 저렇게 한 곳만 바라보며, 수많은 백성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을 헤아리고

계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