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문화재] 봉정사
안동 봉정사는 천등산 기슭에 자리해 있는, 현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찰 중 대표격이다^^.
봉정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찰이 좀 유명하다 싶으면 지속적으로 사찰의 경내가 호화로워지고
또 주변이 번잡해지는데, 봉정사는 경내 대부분 전각들이 국보와 보물 등 지정문화재들이 꽉 들어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20여 년 전에 버스를 타고 걷고 걸어 찾아갔던 그 때에 비해 거부감을 느낄 정도의 변화가 없어
언제 찾아도 고즈넉하고 아담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니 그래서 좋다.
사찰의 시작은 늘 일주문이다.
지은 지 오래된 것은 아니라지만, 지어진 이후 지금까지의 시간만큼은 고스란히 담고 있는 모습이다.
입구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차를 타고 올라가겠다고 하면, 저 길이 끝나 보이는 곳까지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다.
안동 봉정사는 신라 문무와 12년(672) 의상대사가 영주 부석사에서 날린 종이 봉황이
이곳에 내려 앉아 절을 창건했다는 설화가 있고,
또 의상대사가 기도를 드리려고 이 산에 오르자 선녀가 나타나 횃불을 밝히고 청마가 길을 인도하여 이 자리에
다다르게 했으므로 산을 천등산이라 하였고 청마가 앉은 곳에 절을 지어 봉정사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하지만 극락전의 상량문 기록에 따르면,
의상의 제자인 능인이 창건했고, 조선시대까지 여러 차례 중수하였다고 한다.
봉정사는 사찰 자체가 말 그대로 보물창고이다. 대웅전과 극락전은 국보이고, 화엄강당/고금당/영산회상벽화/
목조관음보살좌상/영상회괘불도/아미타설법도 등은 보물이며, 삼층석탑과 만세루는 유형문화재 등등...
주차하고 안내판을 훑어보고 몇 걸음 옮기면, 요상하게 생긴 소나무 보호수가 살짝 그늘을 드리운다.
연리지는 아니고, 그냥 자라다가 줄기들이 지멋대로 꼬이고 꼬인...
소나무를 지나치면 바로 왼편으로 돌계단이 나타나고, 그 위에 경내의 입구에 해당하는 만세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돌계단은 보기와는 달리 돌의 윗면들이 지나치게 자연스러워 울퉁불퉁하니,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직진하여 협문을 이용해 들어가는 것도 괜찮다.
만세루의 모습이다. 예전에는 '덕휘루'로 불렸단다.
누각 아래를 통해 들어가는 방식은 경사진 지형에 만들어진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건물 아래로 들어가려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그러면서 마음가짐도 숙연해지므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겸손한 마음으로 경내에 들어서게 하는 의미가 깃들여 있다고 한다.
만세루 아래의 입구로 들어서면서 살짝 고개를 들면, 당당히 국보인 대웅전이 얼굴을 내민다.
뒤돌아 본 만세루 아래의 입구 모습.
만세루 안에는 법고와 목어, 운판 등이 있다.
봉정사 대웅전의 모습이다.
봉정사는 이 대웅전의 영역과 왼쪽편의 화엄강당을 사이에 두고 서쪽편의 극락전 영역으로 크게 구분되는데,
이러한 중심영역이 둘인 배치도 독특한 점이라 하겠다.
대웅전 내부의 아미타설법도 역시 보물 제1643호이다.
사진 찍고 나서 촬영금지 팻말을 본 것은 아주 좋은 함정^^. 아마 내부에서의 촬영은 어려울 듯.
대웅전 영역 서쪽편의 극락전 영역 전경이다.
정면에 극락전, 마당 가운데에 삼층석탑이 있고, 왼쪽편에 고금당,
오른쪽이 대웅전 영역과 경계를 이루는 화엄강당이다.
화엄강당 처마 밑에서 본 극락전 영역.
고금당 처마 밑에서 본 극락전 영역.
극락전 앞에 솟아 있는 삼층석탑.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82호이다.
아담한 느낌을 주면서도 늘씬하다.
저 돌은 무슨 용도인지... 배례석?
둘러보는데 한 무리의 수녀님들이 관람을 오셨다.
왠지 종교대화합? 이런 느낌...^^? 그냥 가슴 따뜻했다.
대웅전과 극락전 사이에 쌩뚱맞게도 불상이 한 구 자리해 계신다.
안정사 석조여래좌상.
원래 안동군 월곡면 미질리에서 발굴되어 안정사에 보관되어 있다가, 안동댐 건설로 안정사가 폐사되면서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대웅전과 화엄강당 사이로 요사채인 무량해회가 살짝 보인다.
극락전 앞의 삼층석탑과 그 서쪽에 자리해 있는 고금당.
대웅전 영역과 극락전 영역의 경계를 이루는 화엄강당의 모습.
지금은 봉정사의 종무소로 사용되고 있다.
고금당의 처마 밑에서 본 화엄강당의 모습.
대웅전 영역의 동쪽편에 자리한 무량해회. 승방이자 요사채이다.
아직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구석구석 예쁘지 않은 곳이 없는 무량해회.
스님은...?
무량해회 북쪽편에 묻어 놓은 장독들.
무량해회의 남쪽 부분의 고즈넉한 모습이다.
무량해회 옆으로 들어오는 협문과 측간(?)
극락전 영역 앞에 세워진 범종각.
봉정사에서 가장 오래되지 않은 전각이지 싶다.
극락전 뒤 언덕 위에 세워져 있는 삼성각.
가을에 다시 함 보자.
* 내용 작성에는 봉정사 홈페이지,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한국문화유산답사회의 답사여행의 길잡이 등을 참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