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문화재]/유형문화재

보령 수부리 귀부와 이수[지방유형문화재 제32호]

파봐야안다2 2014. 4. 5. 00:33

  몇 년 전, 일 때문에 보령에 갔을 때 들렀던 '단원사'라는 사찰입니다.

  잠깐 보고 나와서 역사와 내력은 모르겠지만, 외관상으로 보아 최근에 지어진 절이 아닌가 합니다.

  절의 중심 건물인 대웅전 앞에 아주 멋지게 장식된 비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보령 수부리 귀부와 이수'입니다.

  쉽게 말해 귀부는 비석의 받침돌이고, 이수는 비석 위에 올려진 머릿돌에 해당합니다.

 

  귀부와 이수 전경입니다.

  보령 수부리 귀부와 이수는, 1979년 지방유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원래는 근처 산기슭에서 발견되었는데, 현재 위치로 옮겨졌고, 원래의 형태를 추정하여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비신을 만들어 중간에 끼워 맞췄습니다. 그래서 비신에는 아무런 글씨도 없네요.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은 요 안내문을 참조하시면...

 

  약간 다른 방향에서 본 모습입니다. 뒤에 대웅전이 보이네요. 화사한 단청색이나 대웅전이란 글씨를 왼쪽부터 쓴

것으로 보아도 최근에 만들어진 절이 분명한 듯 합니다^^.

 

  비신의 아래에 있는 용 머리에 거북이처럼 생긴 저 녀석은 무슨 동물일까요?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체적인 모양새로 보면 거북이 아닌가? 하겠지만, 저 녀석은 용의 아들 중 하나라고 합니다. 즉, 용입니다.

  보통은 흔히 용이라고 하면 이무기처럼 기다랗게 생긴 동물을 떠올리겠지만, 말 그대로 상상 속 동물의 세계에는

정말 재미있는 녀석들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용에게는 모두 아홉의 아들이 있는데, 모두 제각각 다른 습성을 지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생각해보면,

구룡사, 구룡폭포... 이런 이름들이 많이 눈에 띄는게 아닌가 합니다.

  비석 아래에 있는 저런 형태의 용은 첫째 아들인 '비희'라고 하는데, 습성이 무거운 것을 짊어지기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날 비석 아래에는 저런 거북이처럼 생긴 용이 있는 것이지요.

  제가 알기로 머리 모양까지 가장 거북이에 가까운 귀부는 경주에 있는 '태종무열왕릉비'가 유일한 것이고, 대부분은

머리는 용, 몸은 거북이 형태일겁니다.

 

  아홉 녀석들을 모두 소개하기에는 제 지식이 너무나 짧고... 참고로, 어느 사찰에서나 자주 볼 수 있는 셋째 아들만

소개해 드리지요.

  아래 사진은 보물 제1667호로 지정되어 국립청주박물관에 전시 중인 '청주 운천동 동종'의 윗 부분입니다.

  용의 아들 중 셋째는 '포뢰'라고 하는데, 바로 사진처럼 범종의 맨 위에 올라가 있는 녀석이 바로 그 녀석입니다.

 

  포뢰는 소리 지르는 것을 좋아하고, 고래를 아주 아주 무서워했다고 합니다. 원래 제대로 만들어진 종을 치는

'당목'이라면 물고기 모양으로 생겼는데, 사찰에 가면 아주 간혹 그런 당목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당목이 고래를

형상화시킨 것입니다.

  그래서 고래가 와서 종을 데엥~~~ 치면, 위에 있던 포뢰가 놀래서 크게 소리를 지른다는 스토리가 담겨 있지요.

  물론 세계 어느 나라의 종보다도 우리나라 종소리가 아름다운 건 용 뒤쪽에 위로 솟아 있는 통 모양의 '용통'

때문이라고 하긴 하지만... 이런 이론적인 것보다는, 그냥 우리 문화재의 속속들이에 담겨진 이런 전설 같은 스토리를

알고 보는게 더 재밌지 않나요~

 

  요건 부도 옆에 있는 부도의 부속품들인데, 역시 이쁘죠?

 

  단원사의 전경입니다. 아담합니다.

 

  주변에 딱히 다른 볼거리는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냥 근처 지나시다가 보게 된다면 볼까...

 

  앞으로 어디서든 비석이나 범종을 보시면 이런 스토리를 알고 보시면 아주 조금은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